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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등록) 할아버지를 기다리는 빈집과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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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우천복지재단 댓글 0건 조회 1,438회 작성일 21-04-3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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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모아주신 1,433명의 기부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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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세 번째 계절... 


김희석(예명, 74) 어르신께서 요양병원에 들어오신 뒤 어느새 계절이 세 번이나 바뀌었습니다. 먼 거리도 자전거로 다니시고, 컴퓨터 동아리에서 타자도 배워 성경책을 따라치고 있다며 웃으시던 건강한 분이셨는데 갑작스러운 뇌경색으로 쓰러지신 것이 지난 8월의 일입니다.

 


가족만 생각하며 버텨온 세월


십여 년 전 60세가 넘은 연세로 힘들게 남한에 오신 후 김희석 어르신은 쭉 홀로 지내오셨습니다. 고령에 간간이 찾아오는 섬망 증상으로 취업은 엄두도 내지 못한 채 기초생활수급비로 생계를 간신히 이어오셨습니다. ’북에서 고생하고 있을 가족들을 생각하면 입으로 들어가는 것 하나도, 내 몸에 두르는 것 하나도 아깝고 죄스럽다며 하루 한 끼만 드시면서 수급비를 모으고 모으셨습니다. 그렇게 10년 가까이 모은 전 재산을 가족에게 보내려다 그만 중국의 브로커에게 사기를 당하고 말았고 그날 어르신의 하늘은 그렇게 무너져버렸습니다.

 


겨우 일으켜 세운 몸에 다시 찾아온 병마


그러나 주저앉아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김희석 어르신은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고 돈을 더 아껴야 한다고 언제나 말씀하셨습니다. 지금은 생사도 알 수 없는 가족이지만 어딘가에 꼭 살아있다고 믿으시며 잃어버린 돈을 찾고자 힘겨운 소송도 시작하셨습니다. 끝없는 외로움과 목숨 같은 돈을 잃은 허무함, 희망이 사라진 앞날을 견뎌야 하는 고통 탓이었을까요. 소송이 진행되던 작년 8월 어느 날, 어르신께서는 뇌경색으로 그만 쓰러지고 마셨습니다.

 


눈덩이처럼 쌓여가는 병원비


10년 넘게 혼자 살아오신 어르신이 쓰러지시자 돌봐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대학병원 중환자실을 거쳐 결국 요양병원에 입원하셨고 긴 치료과정을 거쳤습니다. 아직 오른손을 제대로 쓰시기는 어렵지만, 다행히 일상생활을 어느 정도 하실 수 있을 만큼 회복이 되셨습니다. 그래서 다시금 실낱같은 희망도 품어보시지만, 그동안 쌓여버린 병원비가 태산 같은 바위처럼 어르신의 가슴을 짓누릅니다.

24시간 병간호가 필요했던 탓에 병원비가 본인부담금만 600만 원이 넘습니다. 얼마 전 전 재산을 잃고 적은 수급비를 아껴가며 겨우 생활하시는 독거 어르신에게는 하늘이 노래질 만큼 큰 비용입니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무거워지는 마음에 최근에는 정서적으로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계셔서 염려스러운 상황입니다.


 

집에 어서 가고 싶어... 다시 일어서야지...”


어르신께서 바라시는 것은 나을 수 있게 도와준 고마운 병원에 진 빚을 갚고, 하루라도 빨리 집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병원을 나가면 운동도 조금씩 해가고 자전거도 다시 타며 건강을 회복해 어딘가 살아있을 가족들을 위해 다시 희망의 끈을 잡아보시려고 합니다.

 

함께 해주시는 마음과 후원금으로 김희석 어르신의 미납 병원비를 모두 납부하여 그리운 집으로 돌아가실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또한 어르신의 소원대로 건강한 모습으로 가족을 꼭 만나실 수 있도록 이후 재발 방지와 재활을 위한 통원치료비로 사용하겠습니다.

사랑하는 가족들이 더 많이 생각나나는 5, 저 먼 곳의 그리운 가족을 위해 다시 한번 힘을 내 일어나보려고 하시는 김희석 어르신께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과 힘찬 응원을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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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마음으로 미리 달아드린 카네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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