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미정 - 2024년 우천상 수상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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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우천복지재단 댓글 3건 조회 348회 작성일 24-12-30 16:00본문
안녕하세요, 먼저 우천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명륜종합사회복지관에서 지속가능실천과 과장을 맡고 있는 최미정입니다. 저희 지속가능실천과는 지역 조직화 사업을 중심으로, ESG 협업 사업이나 SDGs 목표 이행을 위한 직원 교육 등을 함께 담당하고 있습니다.
수상 소감은 어떠셨나요? 그리고 상을 받은 이후 달라진 점이 있으신가요?
사회복지 현장에는 여러 상이 있지만, '내가 꼭 받고 싶다'라는 생각이 드는 상을 만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우천상은 제가 꼭 받고 싶던 상이었고, 선배 동료분께서 추천을 해주셨습니다. 현 기관에서도 긍정적으로 지지해 주셔서 더욱 의미가 깊었습니다.
달라진 점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시상식 당일부터인 것 같아요. 우천상 수상자라는 이유로 인사를 받기도 하고, 그동안 제가 했던 일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시기도 해서 참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저 자신에 대한 믿음이 더욱 단단해졌다는 것입니다. 올해 초에는 번아웃을 겪으며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었는데, 이번에 사회복지계에서 공신력 있는 상을 받으면서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받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제 자신에게 칭찬 도장을 찍어주는 것 같았죠. 그 칭찬 도장은, 제가 앞으로 어떤 어려움에 직면하더라도, 꿋꿋이 이겨낼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해요!
사회복지사의 길을 걷게 된 계기와,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나눠주세요.
저는 행정학을 전공하다 뒤늦게 사회복지를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막연히 공공기관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사회복지 분야를 접하게 되면서, '이 길이 내 길이구나'라는 강한(!) 이끌림을 느꼈습니다. 물론, 낯선 분야에 도전하기가 쉽지만은 않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한 끝에 사회복지사로서 첫발을 잘 내디딜 수 있었습니다.
사회복지를 하면서 정말 많은 동료를 만났고, 그 만남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한 순간으로 기억됩니다. 그중에서도 제 첫 직장에서 만난 멘토와의 인연은 지금도 제게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그분은 제게 아낌없는 조언과 격려를 해주셨고, 힘든 시기를 겪을 때마다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셨어요. 특히, 결혼 후에도 일에 몰두하다 보니 신혼 생활이 길었는데요, 가임기 여성으로서 이직을 준비하며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때 그 선배님께서 "일 잘 벌이고 수습도 잘하니까 걱정 말고 쓰고 싶은 곳에 지원해. 지원할 때만큼은 네가 직장을 선택하는 거야"라며 용기를 주셨죠. 그 따뜻한 격려 덕분에, 저는 지금도 어떤 어려움 앞에서도 당당하게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또 하나 잊을 수 없는 순간은, 세월호 참사 1주기 때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에서 일했던 경험입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분들을 모시고 여러 사회복지계 단체와 함께 간담회를 준비했습니다. 함께 추모하고, 선서하고, 행동했던 그날의 뭉클함과 먹먹함은 아직도 제 가슴속 깊이 남아있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나 혼자가 아니구나. 우리가 함께라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요, 지금까지도 매년 4월 16일, 행동을 해주시는 분들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사회복지사로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사회복지사로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아직 어린 두 친구에겐 설명하기 어렵지만 엄마는 무슨 일하는지 물을 때면 "엄마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야."라고 자신 있게 대답할 때입니다. 그 순간, '내가 정말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구나'라는 뿌듯함과 함께 책임감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아이들이 기관에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평소 저희 아이들을 궁금하다는 어르신들께서 모여 계셨는데, 제 아이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너희 엄마는 정말 훌륭한 사람이야."라고 칭찬을 해주시며 제가 옆에서 함께 듣기에 얼굴이 부끄러워질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눠주시더라고요.
물론, '좋은 일 하는 사람'이라는 칭찬이 때로는 부담으로 다가올 때도 있지만, 그만큼 우리 사회복지사들이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큰 희망과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거잖아요. 그럴 때마다, 저는 '더 열심히, 더 많은 사람에게 행복을 전해줄 수 있는 사회복지사가 되어야지'하고 다짐하게 됩니다.
일하면서, 혹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웃의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지역사회를 꿈꿉니다”
저는 '잘 웃고, 잘 우는'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습니다. 기쁠 때는 함께 웃고, 슬플 때는 함께 울며, 서로의 희로애락을 진심으로 나눌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웃의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지역사회를 꿈꿉니다"라는 슬로건 인간의 도리, 인간이라면 마땅히 느껴야 하는 것에서 온다고 생각해요. 우리 복지 서비스 이용자분들도, 그 '인간의 도리'를 다하며,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또 이웃과 함께 정을 나누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그분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그분들이 필요로 하는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새 그분들과의 관계가 깊어지고, 그 관계가 저에게도 큰 힘이 됩니다.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에서 일하면서 이런 생각이 시작되었어요. "축하한다", "미안하다", "고생했다", "함께하자" 같은 말들이 어렵지 않게 오가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 오늘을 살아가는 에너지를 함께 쌓아가면 좋겠습니다.
나만의 시간 활용법, 일주일 루틴, 혹은 취미 같은 게 있으실까요?
저는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고 있는, 나름 새벽형 인간이랍니다! (웃음) 새벽 5시에 일어나, 책 읽어주는 모임에 참여하며 마음의 양식을 쌓고 있습니다. 그 시간이 제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힐링 타임입니다. 물론 쉬고 싶을 땐 과감히 잠을 청할 때도 많지만요!
그리고 아이들을 유치원에 등원시키고, 복지관으로 출근하는 그 짧은 시간도, 제게는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죠. 강원도로 오게 되면서 출퇴근시간이 매우 짧아져서 10분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그 시간만큼은 오롯이 저만을 위한 시간이거든요.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오늘 하루도 힘차게 시작할 에너지를 충전합니다. 가끔은, 그 시간에 생각나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소소한 안부를 묻기도 하고요.
요즘 많이 하시는 고민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강원도에 온 지 5년 차, 이 지역 사회복지사분들의 높은 근속률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이 지역에서 더 오랫동안, 더 즐겁게 일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작년에 강원특별자치도 사회복지사협회 지속가능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속 가능한 일터, 가능성을 가진 사회복지사'라는 슬로건 아래, 여러 가지 활동들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 사회복지사들은 직장 생활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도 중요하게 생각하잖아요. 그래서 협회 차원에서도 사회복지사들의 워라밸(Work-life balance)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저 역시, 중간관리자로서, '어떤 선배가 되어야 후배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제 주변에는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동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사적 모임을 통해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10년 전 '2030 파란복지' 활동을 할 때는 후배의 마음으로 선배들을 따라갔다면, 지금은 '마흔을 준비하는 소모임'을 통해 비슷한 나이대의 동료들과 삶의 고민을 나누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청년위원회와 강원도협회 지속가능위원회에서 할 수 있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고민을 그냥 두는 성격이 아니다 보니, 고민이 곧 실천으로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강원도 내 재능 있는 사회복지사를 찾아 인터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첫 인터뷰이였던 8년 차 사회복지사는 전국노래자랑에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할 정도로 흥이 많은 분이었습니다. 사회복지사로서의 자신에 대한 소개는 익숙했지만, 정작 '나 자신'에 대한 소개는 낯설어하며 그동안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기회가 없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조직 내에서 맡은 역할을 잘 해나가는 것뿐만 아니라, 협회를 통해 동료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일 모두 저에게는 중요하고 저를 위한 고민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경험을 통해 사회복지와 연결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습니다. 특히 ESG 복지경영과 관련된 활동을 통해 사회복지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리더가 되고 싶으신가요? 그리고, 사회복지사로서의 목표도 궁금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사회복지 울타리를 넘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만나고, 또 사회복지가 주관하지 않는 다양한 교육들을 들으며 시야를 넓혀가는 그런 리더가 되고 싶습니다. 그런 경험들이 결국엔 다시 사회복지와 연결되어서, 더 큰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ESG복지경영도 코로나19 위기관리 속에서 관련된 책을 읽고 기후변화해설사 교육을 듣는 과정을 통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거든요. "향후 한 10년 정도는 일단은 딴 짓을 좀 많이 해야 되겠다"라고 말씀드렸던 것처럼, 다양한 딴짓을 통해 사회복지 현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는 어떤 상황에서도 유연하고 슬기롭게 대처하는 '위기에 강한 리더'가 되고 싶습니다. 사회복지 현장에는 예기치 못한 다양한 위기 상황들이 끊임없이 발생하잖아요. 그럴 때마다 제가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총동원해서 현명하게 대처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동료들과 함께 '지속 가능한 일터'를 만들어, 우리 사회복지사들이 더 오랫동안 더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현장에 들어와서 어느 정도 고민이 깊어질 3~5년 차 사회복지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실까요?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한다고, 힘들어하는 후배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변수가 생기면 일이 어려워요"라는 말을 종종 듣곤 합니다. 하지만 그건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일입니다. 너무 조급해하거나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내 주변, 가까운 곳부터 시야를 넓혀 나가라고 조언해주고 싶습니다. 내가 속한 부서, 기관을 넘어, 지역사회 곳곳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관심을 갖고 참여하다 보면, 어느덧 새로운 기회의 문이 열려 있을 것입니다. 어딜가든 사회복지사라는 사명이 사라지진 않을 거거든요. 이러한 도전과 경험들이 훗날 여러분을 더욱 빛나는 사회복지사로 만들어 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사회복지에 대한 깊은 애정과 헌신, 그리고 동료들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위기에 강하고', '지속 가능한' 리더 최미정 사회복지사를 언제나 응원하겠습니다!